1달차 스페인여행 (2022.12)

스페인에서 소매치기/도둑질을 방지하는 방법은?

돌라미 2023. 6. 16.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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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라미입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글로 된 포스팅을 시작해봅니다 ㅎㅎㅎ 원래부터 머릿속으로 제가 스페인에서 겪었던 점 + 제 지인들이 유럽에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소매치기, 인종차별과 같은 글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고심을 1~2주 전부터 하고 있었던 참에 스페인의 소매치기 예방법에 대해서 저의 경험과 곁들여서 한번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 유럽에는 왜 이렇게 소매치기로 유명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절대적인 정답은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유럽에서 소매치기'가 많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래전부터 성행했던 소매치기들 

 
 
아래 그림들을 한번씩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림의 배경이 16세기 초 그림이지만, 오른쪽에 야바위꾼? 마술사? 어떤 행동을 할 동안 사람들의 시선이 마술사에게 향하고 그때 그림 속에서는 약 3~4명의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시도합니다.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가 그린 마법사 The Conjurer 1525, 오른쪽에 무술을 부를 동안 왼편에서는 소매치기범들이 소매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형광색 원)

 
위의 그림 이외에도 유럽에서 소매치기와 관련된 그림/삽화는 무척 많은 편입니다. 이 점을 참고한다면 유럽에서 소매치기는 중세 유럽부터 자연스럽게 내려온 범죄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Georges de La Tour의 작품 The Fortune-Teller 1630s

 
 

소위 소매치기의 왕자 George Barrington(1755-1804)이 무도회장에서 소매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James Mahoney의  Stop thief! - 1871. 한 소년이 소매치기 한 뒤 도망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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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훈방 조건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현재까지 유럽의 소매치기가 성행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인을 포함해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유럽 나라에서는 절도액이 400유로를 넘지 않으면, 별도의 처벌 없이 훈방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경찰 조사 정도로 끝날 확률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훈방 조건은 과거 유럽에서도 특정 금액 이하의 절도나 소매치기를 행했을 때, 처벌하지 않았던 조항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연설명을 더 해보자면 소매치기의 피해가 너무 많아서, 이를 관공서에서 감당하지 못하니, 400유로라는 기준을 정해놓고 소매치기/절도 범죄를 처벌하는 거 같습니다.
 
 유럽에서는 재밌는게, 만약에 소매치기범을 쫓아서 소매치기 범을 잡았잖아요? 소매치기범이 훔친 물건을 돌려주는 순간 그 소매치기 범을 처벌할 수 없습니다. 범죄자가 피해 물건을 돌려주어서 피해가 복구되었으니, 금전적 피해가 없다고 판단하여 소매치기범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한국이었다면 그 소매치기 행위만 해도 입건 대상인데 유럽은 너무나 많은 소매치기 피해  때문에 그마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니 이게 유럽에서 소매치기가 여전히 성행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3. 너무나 어려운 국제정세

 과거에 소매치기 같은건 유럽 전역을 떠돌던 집시들이 하는 것이었지만, 유럽으로 다양한 난민들이 받아들여지면서 난민들은 본인들의 생계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절도/소매치기를 선택하게 되면서 소매치기/절도 범죄가 늘게 됩니다. 난민문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 경제를 크게 강타하면서 유럽의 전반적인 경제도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OECD 통계에 의하면 2023년 만25세~만74세의 실업률은 스페인이 11.4%로 OECD가입국가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한국이 2.5% OECD평균이 4.1%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이탈리아 7%, 프랑스 5.8%, 독일 2.6% 영국2.8%
 

OECD 통계 연령집단(25~74)별 실업률

 
 

아프리카에서 넘어 온 흑인들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당국 허가 없이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찰이 오면 잡고 있는 밧줄 가지고 재빠르게 도망갈 것있다.

 
 
이 외에 기타 사유로는 CCTV의 부족으로 인한 사각지대 발생(스페인에 가보면 차량의 95%는 블랙박스가 없습니다)과.... 정도가 있을 거 같군요. (더 생각나는 게 없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페인은 다른 관광 국가에 비해서는 소매치기 비율이 낮다는 겁니다.
영국의 보험 비교 웹사이트인 Quotezone에서는 2023년 4월 소매치기지수를 발표했는데요. 지수가 높은 순위로
 
1. 이탈리아
2. 프랑스
3. 네덜란드
4. 독일
5. 그리스
6. 스페인
7. 포르투갈
8. 터키
9. 아일랜드
10. 폴란드
 
라고 합니다. 지수 계산은 인구 100만 명당 소매치기 발생 건수로 계산했다고 하는데, 민간업체에서 진행한 만큼 신뢰도를 너무 높게 보지 마시고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좋을듯싶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주제로 되돌아와서
 
 
 

스페인에서 소매치기/도둑질을 방지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1. 숨겨라

일단 소매치기는 관광지 이외에도, 길거리, 지하철, 공항, 시장, 마켓 등등 다양한 곳에 존재합니다. 그 소매치기의 목적은 여러분의 손가방이나 핸드백, 옷 주머니 등이 타깃일 겁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중요한 물건은  다른 곳에 숨기는 것이라는 겁니다.
 
저를 예로 들면, 먼저 지갑은 일절 사용 안 했습니다. 지갑에서 돈 꺼내고, 카드 꺼내고 하면 분명 지갑을 코트 주머니 같은데 넣어 둘 거 같아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대신에 다이소에서 2000원짜리 복대지갑을 하나 샀습니다.
 

다이소에서 2000원주고 산 복대 지갑. 여기에 여권, 지폐, 카드 다 넣고 다녔다.

 
 

복대 지갑을 허리에 찬 뒤 티셔츠를 내려주면 당신 외에 귀중품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 알더라도 손대기 아주 힘들다. 여기서 요점은 귀중품은 안보이는 곳에 숨겨서 소매치기로부터 위험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당시에는 겨울이라 맨투맨을 입어서 더욱 눈에 안띄었다.

 
 
저는 12월 동안 스페인에 있었는데, 항상 위에 가벼운 코트를 입고 다녔습니다만 코트주머니에는 물병이나 휴지 같은 잡동사니 외에는 넣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은 코트 안주머니에 넣거나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바지주머니도 충분히 소매치기 대상이지만, 코트의 두께가 바지를 가리고 있기에 눈에 띄지 않을 거라 믿고,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손가방이나 미니핸드백 같은 걸 챙길 시, 소매치기 타깃이 안되도록 늘 가방을 자기 몸 앞에다 두시면서 다니세요. 백팩은 부피도 크고 눈에 띄는 만큼, 남들이 열기 힘들도록 세팅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내 오래된 손가방인데 일부러 손잡이 고리를 하나만 뒀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거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본래 가방 주인이 열기 힘들어야 남들도 열기 힘든 법이다 하하하하. 사실 이정도까지는 필요없고 지퍼 단속만 잘하면 된다.

 
 
 

2. 묶어라 

 
첫 번째가 소매치기에게 귀중품을 보이지 않게 숨김으로써 타깃이 되는 것을 피했다먼, 두 번째 섹션은 내 물건을 묶음으로써 도난으로부터 방지하는 것입니다.
 

다이소에서 산 자전거 자물쇠. 개당 3000원씩인데 이왕 살꺼면 큰거(긴거)사는걸 추천합니다. 작은거는 너무 짧이서 묶기도 힘들고 두께 차이도 심하지 않음

 
 

사진 예시를 손가방으로 들긴 했는데, 우리가 묶어야 할건 그대의 캐리어와, 캐리어가 가져가지 않도록 의자, 쇠기둥 같은 데 묶는것이다.

개인적으로 자물쇠는 공항에 있을 때 공항 기둥에 묶고 화장실을 자주 다녀왔다. 버스 정류장에 있을 때도 의자에 묶고 2~3번 다녀왔더니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물론 best는 캐리어도 같이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누가 절단기나 커다란 니퍼 가지고 다니지 않는 이상, 소매치기꾼이 자물쇠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뚫지 못할 것이다)
 
 
공항 이 외에도 자물쇠 쓸 곳은 많은데요.
 
 
실제로 버스를 타기 위해 캐리어를 버스 짐칸에 싣고 승차를 했는데, 그 사이에 캐리어를 가져간 케이스가 있다. 진짜 재수가 안 좋을 때 일어나는 일이긴 한데 벌어진 것도 벌어진 거니, 버스 짐칸을 열면 짐칸 가운데 사이사이 쇠기둥 같은 게 있으니 거기에 자물쇠를 매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차를 탈 때도 마찬가지, 중도 하차하면서 남의 캐리어를 가지고 하차하는 일이 있다고 하니, 기차 내부 짐칸에서 나의 시선이 짐을 경계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참고로 버스나 기차나 뒤늦게 타면 자물쇠를 기둥 같은 곳에 멜 곳이 없을 수 있으니, 자물쇠를 다른데 묶고 싶거든 빨리 승차해야한다는 점 유의해주세요
 
 
다른 사건으로(나는 그런 일을 겪은 일이 없지만) 게스트 하우스를 사용하게 되면 적게는 4명 많게는 12명 정도가 같은 침실을 사용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남의 물건을 무단으로 써서 싸움이 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캐리어단속, 물건 단속 잘할 것!
 
 
 
 
 
 

3. 경계하라

여기서 경계하라는 건 건 낯선 사람의 접근을 뜻합니다.. 스페인 사람이 아무리 친근감이 높다고는 하나,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한테 갑자기 환하게 인사하면서 접근하지는 않는다(한국이랑 비슷).
당신에게 접근하는 것은 여러 목적이 있다. 좋은 목적이라면 사진을 찍어달라든가, 길거리 상인이라던가, 호객하는 직원 정도겠지만, 이제 여기서 나쁜 목적 중 하나가 소매치기를 하기 위해, 시선을 끌기 위함입니다. (잘 알려진 거처럼 2~3명이 설문조사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한 명이 시건 끌 사이에 다른 두 사람이 재빨리 호주머니를 뒤진다던가.)
 
 
 
저 같은 경우 그라나다에서 길거리에 잠깐 핸드폰 보면서 길 찾고 있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Hola como estas? ~~~~~ 이러면서 내 팔목을 확 잡는 겁니다. 뭔 월계수 같은 거 보여주면서 뭘 설명하시는데, 한 2초간 황당하다가 허겁지겁 "lo siento (미안합니다) 하고, 재 빨리 나왔는데 다행히 없어진 것 없었습니다. 그냥 길거리에서 월계수 잎 파는 할머니셨는데, 표현 방법 때문에 나는 그 할머니가 소매치기라고 오해할 뻔한적이 있네요(갑자기 팔목을 잡고 왜 끌어들이셔.....)
 
 
 
마주치는 분들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니, 언제나 마주치면 경계하는 마음을 늦추지 않는 것이야말로 소매치기를 예방하는 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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